갈대가 지천으로 끝이없던 그 뻘밭위의 길을 걸어가던 그 날의 오후.
서해와 남해의 풍경은 늘 특별한 기억으로 다가오곤 했지만, 순천만의 향기만큼 알싸하게 직접 전해진 적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.
갖은 새들의 보금자리.
수많은 사람들의 밥벌이 공간이 되던 갈대사이사이의 뻘밭.
매서운 겨울바람따라 갈대가 눕고 또 일어서 휘청이기를 반복하며 시간과 공간을 잊게하였다.
흑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도, 원앙의 앙증맞은 날개짓도, 큰고니 무리의 비행도,
모두 이 순천만의 품에서 성장하였다 생각을 해보면
작가 조정래가 그의 소설 <태백산맥>에서 뻘을 여자의 자궁과 질에 빗대었던 그 내용이 와닿기도 한다.
생명을 잉태하고 받아주며 넉넉하게 안아주는 엄마의 마음처럼 그 넓다랗고 큰 감히 상상도 되지 않았던 감흥이 밀려들었달까.
카메라가 많이 아쉽다.
"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의 낙조를 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마라! 안보면 모른다!!"는 표지판의 선정적(!) 문구에 걸맞게 정말 용산전망대에서 순천만을 내려다보는 그 느낌은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었다. 낙조는 아쉽게 보질 못했으니 정말 아무말도 할 수 없겠구나 싶었다. 낙조를 보기 위해 아마 다시 와야 할 것 같다.
갈대밭 사이사이, 짱뚱어와 참게, 농게 등의 뻘 생물들이 숨구멍을 뚫어놓고 여기저기 들락거리는 곳.
순천만의 하루하루는 생명 그 자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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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라남도 순천시 도사동 | 순천만자연생태공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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